Diary

집에서 먹은 것들 — 홈술과 홈밥 기록

목차

여름 동안 집에서 먹은 것들을 한 페이지로 모았다. 나가서 먹은 건 따로 두고 집에서 해 먹거나 시켜서 펼쳐놓은 것들만.

다시 보니 전부 뭘 사와서 뭘 더할지의 기록이다. 배달 국물에 마트 고기를 넣거나, 배달 안주에 소면을 삶아 넣거나. 그 조합이 잘 맞은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었다.

깔루아 밀크에 쭈꾸미볶음, 육회

집에서 한잔. 안주는 전부 포장해왔다.

깔루아

술은 깔루아에 우유 부어서 깔루아 밀크로. 커피 리큐르라 달큰씁쓸한데 우유랑 섞으면 어우, 부드러워서 계속 들어간다. 독한 거 마시기 싫은 날 딱이다 디저트인지 술인지

안주는 두 개.

  • 쭈꾸미볶음 — 매콤한게 깔루아 밀크의 단맛이랑 의외로 잘 맞는다. 이 조합 발견한게 수확
  • 육회 — 고소하고 쫄깃. 역시 육회는 설명이 필요없다

단 술에 매운 안주라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반대였다. 매운맛을 우유 단맛이 눌러주니까 계속 번갈아 가게 된다. 소주에 매운 안주 먹을 때랑은 완전히 다른 리듬이다.

포장 안주 펼쳐놓고 편한 옷 입고 마시는 홈술.. 아 행복하다. 이런 날도 필요한듯

야식 홈술 — 소라무침, 오징어숙회

나가기 귀찮아서 배달로 시켰다.

소라무침

소라무침. 초고추장 양념에 미나리, 깻잎이 같이 버무려져 있는데 새콤달콤 매콤한게 캬.. 젓가락이 안 멈춘다.

소면은 직접 삶아서 추가했다. 남은 양념에 소면 비벼 먹는게 사실 메인인듯. 이게 진짜 별미다. 배달 안주만 시키면 양념이 그대로 남는데 소면 한 줌이면 그게 한 그릇이 된다. 원가 대비 제일 남는 장사다.

오징어숙회

오징어숙회는 담백해서 매콤한 소라무침이랑 번갈아 먹기 딱 좋다. 초장 찍어서.

배달 안주 두 개에 소면만 삶으면 홈술상 완성. 아 만족스럽다. 밤이 이래서 위험하다

등촌샤브샤브 배달 + 마트 고기

저녁은 등촌샤브샤브 배달로 해결. 고기는 마트에서 따로 사왔다. 배달 국물에 마트 고기 조합.. 이게 은근 가성비 최강인듯

샤브 전골

버섯, 미나리, 숙주 가득한 얼큰한 국물에 고기를 넣고 끓인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진다

마트에서 사온 고기

고기는 마트에서 사온 샤브용 슬라이스. 배달에 고기 추가하는 것보다 이게 양도 많고 훨씬 낫다. 배달 앱에서 고기 추가는 단가가 세게 붙는데, 마트 슬라이스는 같은 돈으로 훨씬 많이 들어간다. 국물만 배달로 받고 고기는 사오는 게 정답인듯

끓는 국물

고기 다 건져먹고 나면 이 국물이 진국이다. 버섯이랑 야채 우러난 국물에 칼국수 사리 투하. 쫄깃한 면발이 국물을 쫙 빨아들인다. 캬..

볶음밥 준비

그리고 대망의 마무리. 남은 국물에 밥, 야채, 계란 넣고 볶음밥.

볶음밥 완성

바닥에 눌러붙은 누룽지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전골 → 칼국수 → 볶음밥 풀코스 완주.

야채랑 버섯을 이렇게 많이 먹은 날이 오랜만이네. 건강한 음식인것 같음 샤브샤브는 역시 마무리까지 먹어야 완성이다

점심부터 삼겹살 — 소고기 등심도 같이

점심부터 집에서 삼겹살. 이게 되네

불판에 삼겹살과 소고기 등심, 미나리

불판 절반이 미나리다. 고기보다 미나리가 많은 것 같은데 이게 맞다. 기름 올라온 자리에 미나리를 눕혀두면 숨이 죽으면서 향이 확 올라온다. 삼겹살 한 점에 미나리 한 젓가락씩 싸 먹으면 느끼한게 싹 잡힌다.

삼겹살만 구운 건 아니고 소고기 등심도 같이 올렸다. 등심은 금방 익으니까 먼저 집어먹고 삼겹살을 천천히 굽는 식. 한 판에 두 가지 굽는 게 좀 욕심 같긴 한데 이게 또 좋다.

양파는 통으로 잘라 올리고 감자도 얇게 썰어 같이 구웠다. 감자가 노릇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좀 걸리는데, 기다린 보람이 있다. 겉바속촉

찌개도 같이 끓였다. 삼겹살에 찌개까지 있으면 사실상 끝이다.

그리고 이날은 술을 안 마셨다. 이 조합에 술이 없다는게 좀 이상하긴 한데 낮이니까.

배부르다. 점심부터 이러면 오후가 위험한데

육사시미, 셀프 마라탕

저녁은 육사시미에 셀프 마라탕. 조합이 좀 이상한데 둘 다 먹고 싶었다

육사시미와 셀프 마라탕

육사시미는 실패가 없다. 참기름장에 찍어서 마늘 한 조각 올리고 청양고추까지 얹으면 끝. 초장도 같이 깔았는데 결국 손이 가는건 기름장이다. 고소한게 고기 맛을 안 가린다. 와사비 간장도 한쪽에 뒀는데 이건 취향 따라.

마라탕은 재료를 사와서 직접 끓였다. 목이버섯, 숙주, 새우, 소시지 넣고 매운맛은 중간쯤으로. 재료는 넉넉하게 담았는데

국물이 부족했다. 건더기 대비 국물이 모자라서 나중엔 거의 볶음 상태가 됐다. 재료를 욕심껏 넣으면 그만큼 물도 더 잡아야 하는데 그걸 안 했다. 다음엔 물을 더 잡아야겠다. 이거 은근 아쉽다

술은 결국 새로 한 병. 위에서 술 안 마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육사시미 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

국물은 아쉬웠어도 고기가 좋았으니 됐다

정리하면

다시 읽어보니 결론이 몇 개 나온다.

  • 배달은 국물만, 고기는 마트에서. 샤브샤브가 제일 확실했다. 같은 돈에 양이 다르다
  • 배달 안주에는 소면을 삶아 붙인다. 남는 양념이 한 그릇이 된다
  • 단 술에 매운 안주가 의외로 맞는다. 깔루아 밀크 + 쭈꾸미볶음
  • 고기 구울 땐 미나리를 고기만큼. 느끼한게 잡힌다
  • 셀프 마라탕은 물을 넉넉히. 재료를 많이 넣을수록 더

집에서 먹는 건 결국 조합 싸움인듯. 또 뭐 해먹을지 생각 중이다